
2019년 개봉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우리가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1년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3.1 운동 후 서대문 감옥 8호실에 수감된 그녀의 삶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역사적 인물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유관순을 만나게 됩니다. 꽃다운 나이에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녀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서대문형무소 8호실,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1년
영화는 3.1 운동 후 서대문 감옥 8호실에 수감된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1년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감옥에는 만세를 외치다 잡혀온 평범한 여인들이 가득했고, 이들은 좁은 공간에서 함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관순은 감옥 생활에 적응하려 노력하며, 열악한 배식과 감시 속에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조선인 교관의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수감자들은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되자 개구리 소리로 저항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유관순은 고문실에서 폭행을 당했고, 과거 명랑했던 학생 시절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습니다. 독방으로 옮겨진 후 혹한의 겨울을 나야 했으며, 임신한 여성 수감자가 아이를 낳자 함께 돌보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다가오는 3.1절을 기념하기 위해 유관순은 노역을 자청하여 외부 날짜를 알아내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유관순 열사의 사진은 실제로는 고문으로 얼굴이 부은 모습이었으며, 이화여고 동창들의 증언에 따르면 실제로는 갸름하고 청초한 외모였다고 합니다.
영화를 본 관객의 시선으로 보면, 이 작품이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적인 면모를 깊이 있게 담아낸 점이 특별합니다. 우리는 유관순 열사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정작 그녀에 대한 자세한 일들은 알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윤봉길 의사와 같은 분들은 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기에 어찌 보면 유관순 열사보다 더 자주 접하게 되는 인물이었습니다.
3.1운동과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의 주역
유관순 열사는 1902년 충남 천안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나 이화학당 재학 중 3.1운동에 참여했습니다. 휴교령으로 천안에 돌아온 후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했고, 주동자로 체포되어 공주 지방법원에서 재판 중 법정 모독죄로 7년형을 받고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습니다. 7년형은 당시 항일 운동 여성 최고형이었습니다.
3.1절 1주년이 다가오자 유관순의 연설과 함께 감옥 전체에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주동자로 지목된 유관순은 잔혹한 고문을 당하고 독방에 버려졌습니다. 왕세자 혼인을 핑계로 다른 수감자들은 대부분 석방되었지만, 유관순은 남겨졌습니다. 오빠와 향화가 면회를 왔지만, 유관순의 몸은 고문으로 완전히 망가져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유관순은 출소 이틀 전 서대문 형무소에서 꽃다운 생을 마감했습니다.
영화를 본 관객의 입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유관순 열사의 나이였습니다. 한창 꽃다운 나이로 친구들과 하하호호 떠들며 입시의 걱정도 하고 앞으로 어떤 대학을 가야 할지 고민하며 살아가야 할 시기에 그녀는 차디찬 형무소의 바닥에 누워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3.1운동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여성의 사회 운동 참여를 유관순 열사가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행동은 더욱 큰 의미를 갖습니다.
독립운동가 유관순, 고아성 배우가 재현한 뜨거운 눈빛
영화 속에서 유관순 열사의 역할을 맡은 고아성 배우의 연기는 실로 압권이었습니다. 감독은 유관순 열사의 사진 속 눈빛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고아성 배우의 눈빛은 정말로 유관순 열사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전혀 차갑지도 않았고, 희망을 잃지도 않았으며, 오직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는 뜨거운 열망과 소망이 가득 찬 독립 이후의 삶을 기대하는 기쁨이 가득 찬 눈이었습니다.
배역을 맡은 고아성 배우가 인물의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고, 독립을 향한 멈출 수 없는 갈망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겠냐만, 돌아가신 그녀의 삶을 숭고하게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흔적들을 영화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소녀 유관순의 인간적인 부분을 잘 보여주어 깊은 감동과 먹먹함을 선사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잘 몰랐다고 하기에는 너무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는 유관순 열사의 열정적이고 때로는 순고한 희생정신을 보고 있자면 눈물이 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현재 나의 자산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서울 땅에 아파트 하나만을 갖기 위해 돈을 모으며,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허나 유관순 열사와 같이 독립을 꿈꾸고 소망하며 자유를 외치던 분들은 그저 일제의 지배하에서 해방되어 살아가는 아주 작은 소망을 품고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런 간절함이 담긴 오늘 나의 삶은 무엇을 바라는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입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되짚는 영화가 아닙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가치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 작품입니다. 유관순 열사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독립을 향한 뜨거운 열망은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녀가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자유와 독립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였습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X2X9Gxvva-I?si=Hu7gGwstA4ApyIKN